1루수가 누구야 - 대사집









김호팔 (이하 김): 야 동털아. 나도 부산에 가게 됐다. 자이언츠 감독이 내보고 코치를 맡아 달라 하더라.

마동털 (이하 마): 어 진짜? 그럼 형이 코치되면 선수들 이름 모두 알아야지?

김: 다 알지

마: 벌써? 그럼 선수들 이름 좀 알려줘봐. 나 한번도 아직 안 만나봐서 모르니까 미리 알아두게

김: 알았다. 말해줄게. 근데 이름이 좀 희한하다. 암튼 잘 들어라.

마: 그래

김: 1루수는 누구야. 2루수 이름이 뭐야. 3루수는 몰라.

마: 형 코치 아이가? 아까 선수 이름 안다면서?

김: 알지

마: 그래. 그럼 1루수가 누구야

김: 어

마: 아니 걔 이름

김: 누구

마: 1루수

김: 누구

마: 1루에서 뛰는 놈

김: 1루수가 누구야

마: 내가 형한테 물었자나. 1루수가 누군지

김: 그게 걔 이름이야

마: 걔 이름이 누구라고?

김: 어

마: 그래. 어서 말해라

김: 그래 그거

마: 그게 누구냐고

김: 어



마: 봐라 형. 형팀에 1루수 있지?

김: 당연하지

마: 1루수 누구야

김: 맞다



마: 1루수한테 월급주지? 돈 받는 애가 누구야?

김: 어. 전부 현금으로 주지



마: 난 지금... 1루수 이름을 알려고 하고 있다.

김: 누구

마: 돈 받는 놈

김: 그래 걔

마: 돈 받는 놈 누구냐고

김: 그래. 가끔씩 걔 와이프가 와서 받아간다

마: 누구 와이프

김: 어



마: 자... 잘 들어라. 1루수가 계약서에 싸인할 때 자기 이름을 썼을꺼 아니야?

김: 누구

마: 걔

김: 누구

마: 어떻게 싸인했냐고?

김: 걔가 그렇게 썼다니깐

마: 누구

김: 어



마: 형. 도대체 1루수 이름이 뭐야?

김: 아니 2루수 이름이 뭐야

마: 2루수가 누군지 안 물어봤다

김: 1루수가 누구야

마: 한번에 하나씩 하라고

김: 니가 선수들 이름 바꾸자나 계속

마: 아무도 안 바꿨다

김: 진정해라 진정

마: 나 니 한테 딱 하나 묻고 있다. 1루수가 누군지

김: 그렇지

마: 좋아

김: 그래



마: 1루에 있는 놈 이름이 뭐야?

김: 아니 2루수 이름이 뭐야

마: 왜 내한테 질문하노. 몰라

김: 걘 3루수야

마: 내가 언제 3루수 얘기했노

김: 니가 3루수 이름 얘기했는데

마: 내가 3루수가 누구라고 얘기했는데

김: 1루수가 누구야

마: 몰라

김: 걘 3루수야

마: 또 3루수 얘기하네. 좋다. 지금부터 3루수만 딱 얘기해라

김: 알았다. 뭘 알고 싶은데?

마: 자, 3루수가 누구야?

김: 왜 누구를 3루수로 세울려고 하노

마: 내가 뭐를 3루수로 세운다고?

김: 아니 2루수 이름이 뭐야

마: 몰라

김: 걘

김&마: 3루수



마: 어이... 니... 외야수도 있지?

김: 그럼

마: 좌익수 이름?

김: 왜

마: 그냥 물어보고 있다

김: 난 그냥 대답하고 있는데

마: 그럼 좌익수가 누군지 말해봐라

김: 1루수가 누구야

마: 내가 직... 내야수 얘기 그만해



마: 좌익수 이름이 뭐야

김: 아니 2루수 이름이 뭐야

마: 지금 2루수 이름이 누군지 안 물어봤다 했다

김: 1루수가 누구야

마: 몰라

김: 걘 3루수야

마: 3루수



마: 좌익수 이름

김: 왜

마: 왜냐하면

김: 어? 걔는 중견수야

마: 왜이리리리리



마: 마마마마 니 팀에 투수도 있지?

김: 당연하지

마: 투수 이름?

김: 내일

마: 오늘 말하기 실나?

김: 지금 말하고 있는데

마: 그럼 말해봐라

김: 내일

마: 몇 시?

김: 몇 시 뭐?

마: 내일 몇 시에 투수가 누군지 말할거냐고?



김: 자... 누구는 투수가 아니야

마: 1루수가 누구야 라고 말하면 니 팔을 뽀사뿐다



마: 투수이름 뭐냐고

김: 아니, 2루수 이름이 뭐야

마: 몰~라

김: 걘 3루수야

마: 3루수



마: 내가 포수인 건 알지?

김: 그래

마: 그래 내가 포수를 본다 치자. 투수는 내일이다. 4번타자가 들어서서 뻔트를 댔어. 난 공을 잡고 1루로 던져서 아웃을 시킬꺼야. 난 누구한테 던지지?

김: 야~ 처음으로 똑바로 말했네

마: 나 지금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



김: 그 말 그대로 하면 돼

마: 1루로 공 던지는거?

김: 그래

마: 공잡는건 누구야

김: 당근이지



마: 야 내가 1루로 공 떤지면 누군간 공 잡아야되지. 자 그게 누구야?

김: 당근이지

마: 누구?

김: 당근

마: 당근?

김: 당근

마: 좋다. 내가 공을 잡고 당근한테 떤진다?

김: 아니지. 넌 누구한테 떤져야지

마: 당근

김: 아니지. 넌 누구한테 떤져야지

마: 당근이지

김: 그렇지

마: 내가 그렇게 말 했잖아

김: 아니지. 니가 한 번 물어봐

마: 내가 공을 누구한테 던진다고?

김: 당근이지

마: 자... 형이 물어봐

김: 니가 공을 누구한테 던져?

마: 당근이지

김: 그렇지

마: 왜! 똑같잖아! 똑같잖아!



마: 몰라가 공을 잡고 베이스를 찍고 뭐한테 떤지고 뭐야가 다시 공을 잡고 누구한테 던지면 트리플 플레이냐?

김: 그렇지

마: 그럼 타자가 외야플레이를 왜냐하면한테 쳤다 왜? 몰~라 걔가 3루수인지 뭔지 이제 신경안쓴다

김: 뭐라고?

마: 이제 신경 안 쓴다고

김: 어~ 걔 우리 유격수야

마: 왜이리리리리리








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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